부부관계의 "남탓"

맞벌이 부부의 일상 속 갈등

경제적 안정을 위해 남편과 아내가 함께 일하는 가정이 늘고 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바쁘다 보니, 집안일이나 육아, 지출 관리 등에 부담이 커지면서 갈등이 빈번하게 발생하죠. 저 역시 매일 아침 부랴부랴 출근 준비를 하다가 사소한 말다툼을 경험했습니다. 회사 업무로 받은 스트레스에 가사와 육아가 더해지니, 어느 순간 “이 일은 왜 아직 안 해놨어?” 같은 말을 쉽게 뱉고 있더군요.

 

남의 탓으로 돌리는 심리적 배경

결혼생활에서 책임 전가가 일어나는 이유는 다양하지만, 맞벌이 부부라면 특히 체력과 정신력이 한계에 부딪힐 때가 많습니다. 두 사람 모두 하루 종일 직장 일에 시달려 지친 상태로 귀가하면, 한쪽이 조금만 협조적이지 않아 보여도 불만이 쉽게 폭발하죠. 또한 “내가 더 희생하고 있다”라는 피해의식이 깊어지면, 작은 문제라도 상대에게 책임을 묻는 태도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실제로 빈번한 사례

가사 분담 불균형

퇴근 후 식사 준비부터 설거지까지 맡는 쪽과, 야근 때문에 집안일에 신경 쓰지 못하는 쪽이 충돌하는 경우입니다. 서로의 일정이 다르다 보니 “당연히 네가 맡았어야 하는 일 아니야?”라는 식의 비난이 오가곤 합니다.

 

육아로 인한 체력 고갈

어린 자녀가 있는 경우,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랄 만큼 할 일이 많습니다. “내가 여기까지 힘들게 했는데, 왜 조금도 안 도와줘?”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튀어나오죠. 정작 상대도 숨 돌릴 틈 없이 일하고 있을 때가 많다는 점을 간과하기 쉽습니다.

 

금전 문제로 불거지는 다툼

둘이 벌어도 지출이 많다면, 누구 책임인지 따지는 장면이 빈번하게 연출됩니다. “네가 충동구매만 안 했어도 카드값 이렇게 안 나왔잖아” 등으로 상대를 몰아붙이게 되면, 갈등의 골이 깊어집니다.

 

“남 탓”하는 대표 유형

무의식적 비난자

별다른 의도가 없어도, 습관적으로 “당신 때문에 일이 이렇게 됐어”라고 말합니다. 본인이 미리 조율하지 않은 책임은 잊고, 순간적인 불만만 쏟아내죠.

 

의도적 책임 회피자

자기가 잘못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네가 먼저 했었어야지”라며 상황을 뒤집습니다. 이 경우 배우자는 억울함을 느끼고, 대화가 단절될 위험이 큽니다.

 

피해자 의식형

본인은 늘 손해 보고 있다고 믿고, 배우자의 노력을 인정하지 않습니다. 작은 문제에도 “난 이렇게 고생하는데 왜 몰라줘?”라고 호소하다 보니, 실제 해결은 뒷전이 되죠.

실제 경험에서 얻은 교훈

저 역시 맞벌이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무렵, 사소한 일로 크게 다퉜던 기억이 납니다. 주말에 손님을 초대하기로 했는데, 준비해야 할 일이 너무 많았거든요. 어느 날 퇴근 후 집에 들어갔더니, 온갖 살림이 어지럽혀져 있고 설거지거리는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어요. 순간 “왜 이것도 안 해놔?”라는 말부터 튀어나왔습니다.

알고 보니 그날따라 남편도 야근으로 집에 도착한 지 얼마 안 됐고, 저처럼 잠깐 쉬고 싶어 소파에 앉아 있었던 것이었죠. 저는 상대의 상황도 모른 채 “매번 네가 날 도와주지 않아서 생긴 문제야!”라며 화를 냈죠. 뒤늦게 상황을 파악해 보니, 미리 “오늘 저녁에 치울 게 많아서 조금만 일찍 들어와 줄 수 있어?”라고 이야기를 나눴다면 훨씬 나았을 일입니다. 결국 서로의 일정을 조정하지 않은 제 탓도 컸다는 걸 깨닫고 나서야 한바탕 소동이 진정됐습니다.

 

갈등 완화를 위한 제안

공평한 업무 분장표 작성

각자 부담해야 할 가사·육아 범위를 명확히 해두면, 사소한 문제로 불필요한 비난이 오갈 확률을 줄일 수 있습니다.

 

서로의 일정 공유와 미리 부탁하기

맞벌이는 시간 관리가 핵심입니다. 사전에 바쁜 스케줄을 서로 알리고, 도움이 필요한 시점도 미리 요청해두면, 갈등 발생을 최소화할 수 있죠.

 

작은 휴식과 소통 확보

몸과 마음에 여유가 없으면 사소한 일에도 예민해집니다. 가끔씩은 둘 다 쉬는 시간을 갖거나, 주말 중 하루를 함께 외출해 스트레스를 풀어보는 방법을 권합니다.

 

함께 성장하는 결혼생활

부부사이에 남의 탓하는 사람들의 특징 중 하나는 결국 자기 상황만 강조하고 배우자의 입장은 쉽게 놓쳐버린다는 점입니다. 맞벌이라는 특수한 환경에서 스트레스가 쌓인 상태로 집안 문제나 육아가 뒤엉키면, 타인 책임을 부각하기가 더욱 쉽습니다. 그러나 한 걸음 물러서서 상대 역시 나처럼 고단한 하루를 보냈다는 사실을 인식하면, 불만을 퍼붓기 전에 대화를 시도하게 되죠. 긴장은 줄어들고 갈등을 해결할 방법도 더 명확히 보이기 마련입니다. 서로의 어려움을 먼저 이해하려는 마음이 쌓일 때, 두 사람이 함께 성장하는 결혼생활이 가능해진다는 점을 잊지 않았으면 합니다.